2020. 12. 2. 12:25ㆍ캠핑/캠핑요리
우리 부부는 집에서 해 먹는 요리도 좋아하지만 캠핑의 감성을 참 좋아한다.
사실 캠핑 가서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지붕 없는 야외에서 뭘 구워 먹든 라면을 먹든 간에 다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에 친정아버지가 낚시를 좋아하시는 바람에 우리 가족은 화장실도 없는 무인도 같은 섬에서 텐트 치고 준비해 간 음식 구워 먹고 끓여먹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의 캠핑환경은 별로 좋지 않았고 어찌 보면 원시 캠핑 같은 것이었는데 그때의 감성만큼은 현재의 감성이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나의 극성(?)에 남편도 물들어서 우리는 나름 특별한 캠핑을 즐기고 싶어 했고 그래서 남들과 똑같지 않은 캠핑 음식을 해 먹어보기로 했다.
그냥 햄버거를 사서 먹을 수도 있지만 직접 불을 피워 보고 햄버거 스테이크도 만들어 구워 먹기로 하고 집을 나서기 전에 계획을 세워 식재료를 사고 한번 객기(?)를 부려 보기로 했다.
우리는 불을 피울 방법에 대해 생각하다가 작은 박스 그릴로는 부재료를 익히기로 하고 주메뉴인 햄버거는 자연 그릴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땅을 파서 숯과 나무를 넣고 불을 피울 생각으로 땅에 직사각형의 선을 긋고 호미로 땅을 팠다.
다행히 우리가 캠핑을 간 곳 땅이 젖지않아 어렵지 않게 적당한 크기로 땅을 파 놓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주변에 쓰러져 있는 나무를 주워다가 도끼로 잘랐다.
텔레비전에서 보면 나무를 잘도 자르던데 나무의 재질에 따라 쉽게 잘리는 게 있는가 하면 정말 힘겹게 - 심지어 그냥 라면 먹고 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 잘리는 나무들도 많았다.
나무들을 적당히 잘라 땔깜을 만들어 구덩이에 자리를 잡고 숯을 조금만 넣어 불을 피웠다.
고생해서 구덩이를 파서 자연그릴을 만들어 불을 피우고 나니 참 뿌듯했다.
불을 준비한 뒤 적양파와 토마토는 슬라이스로 썰어놓고 이왕 불 피운 거 감자도 웨지 모양으로 잘라서 준비한다.
간 소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조금 넣고 계란 한 개를 풀어서 치대듯이 반죽을 하고 다진 파와 양파를 섞어 다시 잘 치대는데 이때 술을 조금 넣으면 고기 냄새를 잡을 수 있어서 좋다.
우리는 햄버거와 함께 먹으려고 가져간 술을 조금 넣었다.
치댄 고기를 둘로 나누어서 모양을 잡아놓는다.
이제 자연 그릴에 돌판을 올리고 (이 돌판은 원래 돌 도마인데 바닥에 고무를 떼고 구이판으로 썼다.) 기름을 살짝 두른 후 고기를 올린다.
고 기사 돌판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데 불이 세면 숯을 빼고 약하면 숯을 좀 더 넣으면 불 조절이 된다.
햄버거 스테이크가 되는 동안 박스 그릴에 불을 피워 기름을 충분히 넣어 감자를 튀기고 베이컨도 튀겨낸다.
햄버거 스테이크가 거의 다 익으면 치즈를 올리고 녹으면 완성!
다음으로 작은 석쇠를 올려 햄버거 빵을 앞뒤로 살짝 굽는다. 이때 타지 않게 살짝만 굽는 게 포인트!
다음은 각자의 방식과 원하는 소스를 이용해서 하면 되는데 우리는 빵에 마요네즈를 바르고 상추, 햄버거 스테이크, 베이컨, 토마토, 양파를 다 올리고 나머지 빵에 케첩을 발랐다.
어려울 것만 같았던 햄버거를 직접해보니 할만했고 처음 도전해 보는 자연 그릴도 그런대로 좋았다.
또한 햄버거가 적당히 불맛이 나고 육즙이 살아있어서 너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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